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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순의 혁신, ‘사람 중심 新유통’ 선언
‘신개념 스토어 홈플러스 스페셜 도입’
2018년 03월 27일 (화) 기업앤미디어 web@biznmedia.com

독일의 할인점 알디(Aldi) 매장에선 포장 사방에 바코드가 그려진 상품을 만날 수 있다. 이유가 뭘까? 일이 서툰 직원도 쉽게 스캔할 수 있게 해 고객이 기다리는 시간을 아껴주기 위해서다. 계산은 물론 재고 파악도 수월해지니 업무강도가 준다. 서비스는 좋아지고, 매출은 는다. 작은 포장지에는 제조 단계서부터 고객을 만나는 순간까지 세심하게 배려한 ‘유통의 과학’이 담겼다. 슬기로운 소비생활을 돕기 위한 유통사와 제조사의 고민, 우리나라는 어디까지 발전했을까?

   
 
홈플러스가 올해부터 회사 전 분야에 걸친 혁신에 나선다. 상품, 물류, 점포의 근본적인 운영구조를 업그레이드해 고객에게 항상 1등 품질, 1등 가격의 상품을 제공하고, 협력사 매출과 직원의 ‘워라밸’까지 높이는 ‘선순환 유통모델’을 만든다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27일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사업전략 간담회를 열고,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 등의 강점을 하나로 정제한 신개념 스토어 ‘홈플러스 스페셜’(Homeplus special), 지역밀착형 커뮤니티몰 ‘코너스’(CORNERS)를 소개하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유통업계 첫 여성 CEO’란 타이틀을 단 임일순 사장이 업계 첫 정규직 자동전환, 업계 최초 신선식품 A/S 실시에 이어 쉬지 않고 ‘일’(事, 一)을 내는 모양새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슈퍼마켓에서부터 창고형 할인점까지 각 업태의 핵심 상품을 한 번에 고를 수 있는 멀티채널 할인점이다. 꼭 필요한 만큼 조금씩 사는 1인 가구, 대용량 상품을 선호하는 자영업자나 성장기 아이들을 키우는 가족, 용도에 따라 편의점과 슈퍼마켓,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을 오가는 고객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한 포석이다. 

이를 위해 상품 구색, 매대 면적, 진열 방식, 가격 구조, 점포 조직 등을 다 바꾼다. 유통 전 과정의 낭비요소를 제거해 직원 업무강도는 줄이고, 효율적으로 개선된 자원은 다시 상품에 재투자해 고객 만족과 협력사 매출을 동반 견인한다는 목표다. 

*1-Stop Smart Shopping: 우선 상품구성 수준을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 모두를 아우르도록 넓힌다. 슈퍼마켓에는 도매가 수준의 대용량 상품이 없고, 창고형 할인점에서는 싱글족이 소비할 만한 적정량의 신선식품을 찾기 어렵거나 제한된 구색으로 ‘완결된 장보기’가 불가능했지만, 이제는 고객이 한 자리에서 원하는 용량, 가격, 구색, 브랜드의 상품을 모두 만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단, 전체 상품 수는 파레토 법칙(Pareto’s Law)과 같이 고객 대부분이 즐겨 찾는 상품 중심으로 정제한다. 또 세계맥주, 와인, 해외 단독 직소싱 상품, 협력사 콜라보 상품, 트렌디한 아이디어 상품 등 독보적 경쟁력을 갖춘 카테고리를 강화해 고객의 쇼핑 편의를 높일 계획이다. 

*No.1 Price & Quality: 상품 가격은 대부분 연중상시저가(EDLP, Every Day Low Price) 형태로 바꾼다. 기존 초특가(High & Low) 행사 중심 가격은 평소보다 싸게 파니까 마냥 좋아 보일 수 있지만, 수요가 몰리니 결품 때문에 상품을 사지 못하는 고객도 생기고, 행사 직후에는 소위 회전율이 떨어져 선도가 저하되는 경우도 있다. 또 장기 프로모션의 경우에는 협력사와 직원들 피로가 가중돼 상품 및 서비스 품질 저하를 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EDLP를 통해 고객이 연중 어느 때나 특별한 가격과 품질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하면, 고객은 늘 여유롭게 쇼핑할 수 있고, 수요가 특정 시기에 쏠리지 않아 협력사와 직원들 업무부담도 분산된다. 적어도 직원이 회사 창립행사 때문에 아이 생일을 챙기지 못하는 웃지 못할 상황은 겪지 않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1-Touch Display: 상품 수가 줄어든 만큼 남는 공간은 주요 상품의 진열면적을 늘리고, 고객 동선을 넓히는 데 쓴다. 고객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원하는 상품을 빠르게 찾도록 가시성을 높이는 것이다. 진열면적은 적정 수요를 예측해 정하는데, 쉽게 설명하면 직원이 하루 1회만 매대를 채우면 될 수준에 맞춘다. 이러면 하루에도 수십 번 창고와 매장을 오가며 5만여 개 상품을 진열하던 작업이 크게 간소해져, 일부 상품은 하루 10회에서 1회로 줄기도 한다. 신선식품의 경우에도 그간 직원들은 고객이 많든 적든 매대를 지키고 서있어야 했지만, 이제는 수요를 예측해 오전 한 번만 적정 물량을 손질하면 되도록 바꾼다. 고객은 기다리지 않고 상품을 고를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상품기획, 물류 및 매장 운영의 획기적인 운영혁신을 통해 효율이 개선된 자원은 전부 상품 및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데 재투자한다. 단기적으로 마진을 챙기기보다는, 상품 경쟁력을 꾸준히 높이고 협력사 및 고객과 장기적인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지속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예컨대 운용비용을 절감한 만큼 상품의 자체 마진율을 낮추고, 그만큼 판매가격도 내려 고객이 보다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한다. 이는 매출 증가 및 협력사 이익 증가로 이어지고, 협력사는 다시 보다 좋은 상품을 홈플러스에 제안하게 된다. 고객이 늘 특별한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서비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점포 조직을 기존 카테고리 중심의 수직적 구조를 수평적 ‘원팀 멀티플레이’, 소위 ‘품앗이’ 체제로 바꿔, 기존 업무를 빨리 마치게 된 직원들이 고객이 가장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함께 돕는다. 이로써 고객의 1등 쇼핑, 협력사의 1등 매출, 직원의 1등 ‘워라밸’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상반기부터 기존 대형마트에 순차적으로 ‘홈플러스 스페셜’ 모델을 적용한다. 또한 일부 점포에는 ‘온라인 집중센터’와 No.1 리빙 SPA 브랜드 ‘모던하우스’까지 접목시켜 멀티채널의 범위를 보다 확장시킬 계획도 있다. 점포 일부 공간을 온라인쇼핑 주문상품 피킹 전용공간으로 바꿔, 지역 고객에게 가장 빠르게 배송하는 기존 경쟁력을 보다 강화한다는 것. ‘모던하우스’는 단순히 몰이 아니라 직영매장 내 숍인숍 형태로도 들일 예정이다. 리빙 카테고리에 전문점의 DNA를 흡수시켜 장기적인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렇게 되면 직영매장 내에 대형마트, 창고형 할인점, 온라인 집중센터, 전문점이 모두 녹아 들고, 빠르게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골격도 만들어진다.

홈플러스는 몰(Mall) 구조에서도 큰 전환을 꾀한다. 사실 홈플러스는 다른 대형마트와 달리 창립 초기부터 상당히 넓은 면적에 패션, 문화센터, 키즈카페, 서점, 약국, 세탁소 등 다양한 임대매장을 들이며 복합쇼핑몰 형태를 띠었다. 하지만 지금은 복합쇼핑몰이 늘면서 이 공간의 변신도 불가피해졌다. 특히 온라인쇼핑이나 다른 대형마트가 따라올 수 없는 체험이라는 측면에서 경쟁력 격차를 다시 크게 벌린다는 목표다. 

홈플러스는 우선 새롭게 바뀌는 몰에는 ‘코너스’(CORNERS)라는 이름을 지어 기존 홈플러스와 차별화되고 독립적인 느낌의 공간을 만들어갈 방침이다. 컨셉은 ‘지역밀착형 커뮤니티’다. 코너스라는 이름에는 ‘당신의 집 앞 코너를 돌면 만나는, 소소하고 특별한 일상’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기존의 화려한 대형 브랜드 중심의 몰보다는, 금요일마다 열리는 동네 장터 같은 친근함, 서촌의 좁은 골목 어귀마다 묻어나는 풋풋함, 쌈지길의 왁자지껄한 군중들 어깨너머로 튀어 오르는 호기심 같은 감성을 끌어내는, 새로운 커뮤니티 플레이스를 만든다는 것이다. 특히 유소년 축구클럽과 넥타이부대를 위한 옥상 풋살파크뿐만 아니라 각 지역 청년 창업 브랜드, 싱글맘 쉼터, 플리마켓, 문화자산 연계 아카데미, 토착 공예 체험관, 어린이 도서관 등을 들여 실제 지역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감성 1번지를 모색하고 있다. ‘코너스’는 올 하반기 첫 선을 보일 계획이다.

이 밖에도 홈플러스는 기존 영국 TESCO와의 협업으로 이어왔던 PB 및 글로벌 소싱 상품 경쟁력 강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PB는 ‘본질(本質)에 집중하다’는 슬로건의 ‘심플러스’(Simplus)를 대표적인 ‘가심비’ 브랜드로 키우는 한편, 간편식은 기존 브랜드들을 ‘올어바웃푸드’(AAF, All About Food) 체계로 일원화해 운영함으로써 노브랜드, 피코크 등을 위시한 업계 PB 경쟁에 본격 합류한다. 또 글로벌 소싱 분야에서는 현재 유럽 10여 개 국가의 대표적인 유통업체들이 모여 만든 약 180조 원 소싱 규모의 유통 네트워크와 제휴, 장기적인 글로벌 소싱 경쟁력도 키워 나간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이러한 변화의 의지를 담아 21년 만의 첫 BI 교체도 검토하고 있다. 고객 쇼핑 패턴과 유통 환경 변화에 발맞춰 보다 고객 친화적인 이미지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고객의 쇼핑 혜택은 높이고, 선택의 폭은 넓히겠다는 의지, 고객을 우선하는 따뜻한 마음을 상징적으로 담아 ‘홈플러스 스페셜’, ‘코너스’ 등의 변화와 맥을 같이 할 전망이다. 

홈플러스 임일순 사장은 “고객이 가장 선호하고 신뢰하는 유통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단순히 물건을 팔기만 하는 ‘장사꾼’이 아니라 생동감 있고, 근면과 성실함을 갖춘 ‘상인정신’으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며 “끊임 없이 고객의 생활과 유통의 본질을 연구해 고객의 생활의 가치를 높이고, 진성(眞成)의 감동을 전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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