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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을 입은 브랜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가다
2017년 02월 02일 (목) 기업앤미디어 web@biznmedia.com

 

브랜드메이저는 1994년 설립된 브랜드 전문 컨설팅사이다. 올레, 래미안, KTX, 싸이언, CU(씨유), 청정원 등 유수의 브랜드 개발에 이 회사의 손길이 닿았다. ‘히트상품을 만드는 브랜딩 트렌드 인 브랜딩’ 등의 마케팅 전문 서적을 발간했으며, 브랜드 전략 수립과 브랜드 네임 및 슬로건 개발, 브랜드 디자인 개발 등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브랜드메이저 브랜딩실 김지은차장 으로부터 브랜드 이야기를 들어 본다.

 

   
 

“네가 오늘 대충 주워 입은 스웨터의 색은 단순한 ‘블루’가 아니란다.청록색(turqu oise)’도 아니고, 아청색(lapis)’도 아니고, 정확히는 ‘세룰리안(cerulean)’블루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립)가 비서 앤디(앤 해서웨이)에게 건낸 대사이다. 패션의 ‘패’자도 모르는 앤디가 무심코 선택한 블루 스웨터. 단순한 블루가 아니라며 혼이 난 ‘세룰리안(cerulean)블루’에는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는 걸까.

색상에 이름이 붙었다. 하늘색, 남색, 청록색이 아닌 ‘세룰리안 블루’다. 연하고 진한 파랑을 넘어서 명확한 이름과 숫자 더불어 성격까지 부여한다. 이처럼 색상에도 Identity가 생긴 지 오래다. 디자이너만을 위한 컬러 북에 지나지 않았던 ‘팬톤’이 우리 삶에 점점 더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앤디의 스웨터, 세룰리안(cerulean)블루는 팬톤이 지정한 첫 번째 올해의 색. 2000년의 색상이었다. 2002년, 패션 시장은 세룰리안 블루로 파란을 일으켰다. 패션에 문외한이었던 앤디가 무심코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패션은 물론 예술, 뷰티, 인테리어를 넘어서 기술까지 나도 모르는 사이 올해의 색에 물들어가고 있다.

색채 언어를 만들어낸 ‘컬러 매칭 담당’ 아르바이트생
작은 인쇄 회사에 불과했던 팬톤 그리고 의과대학 진학을 준비하던 아르바이트생. 둘의 만남으로 색의 언어를 만드는 기이한 업적이 달성됐다. 로렌스허버트의 직무는 ‘컬러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일이었다. 종이에 스타킹 색상을 담아 고객의 색상 이해를 돕는 것. 그런데 잉크 제조사에 ‘베이지색’을 주문하면 저마다 다른 색의 잉크가 돌아왔다. 직접 조색을 해도 같은 색상을 담아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 문제를 시작으로로렌스허버튼은 공통된 색채 언어를 고민했고, 숱한 연구 끝에 전 세계 디자이너들이 동일한 컬러 북을 사용하는 꿈이 현실로 구현됐다.

팬톤의 색상 매칭 시스템 'PMS(Pantone matching system)'이 만들어진 이 후 색상을 필요로 하는 회사간의 의사소통에 혼선이 줄어들었다. 우리는 전 세계 어딜 가든 동일한 스타벅스 그린을 만날 수 있다. ‘Pantone 3425’라는 스타벅스 고유 색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팬톤이 인쇄산업에 미친 지대한 영향은 당연하다. 이제 팬톤은 인쇄산업을 넘어서 색으로 소통하는 시대를 만드는 톡톡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팬톤이 선정하는 ‘올해의 색’
그 동안 팬톤이‘색의 정의’를 만드는 일을 해왔다면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색의 해석’을 만드는 일을 진행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은 팬톤이 선정하는 ‘올해의 색’이다. 팬톤은 매년 12월이 되면 다가오는 해를대표할 색을 발표한다. 이는 컬러가 필요한 산업 전반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커다란 역할을 한다.

팬톤의 색채연구소는 패션, 뷰티, 리빙, 예술 분야와 정치, 사회적 이슈를 근거로 ‘올해의 색’을 선정하고 있다. 2000년 팬톤으로부터 처음 선정된 세룰리안(cerulean)블루는 밀레니엄으로 전환되는 시기에 하늘을 올려다볼 때 느끼는 평온함을 의미하며 선정한 색상이다. 맑은 하늘과 푸른 해변을 연상시키며 긍정적 기운과 위안을 불어넣는 색상이 바로 Pantone 15-4020 cerulean이다. 팬톤은 매년 한 가지의 색상만을 지정해왔는데 2016년은 달랐다. 2015년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로 떠올랐던 이슈인 ‘성의 유동성’에 주목했다. 성별에 치우침 없는 평화로운 사회를 바라며 파스텔 톤의 ‘로즈쿼츠(rose quartz)핑크와 ‘세레니티(serenity)블루를 발표했다.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각종 SNS는 핑크와 푸른빛으로 물들었다. 또한 인테리어나 뷰티 제품에도 2016년은 파스텔톤 색상이 함께했다. 팬톤 색채연구소 소장 리트리스아이즈먼LeatriceEiseman은 이야기한다. “대중의 맥박에 귀를 기울이고 사람들이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 희망하는 게 무엇인지, 꿈꾸는 게 무엇인지 유심히 듣는다”

   
 

2017년 올해의 색, 그리너리(Greenery)
2017년 세계는 정치, 사회적으로 많은 새로움을 맞이한다. 2016년은 당연히 혼란스러웠으며, 우리 모두는 평화로운 2017년을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상을 반영한 듯, ‘올해의 색’에는 이름에도 색상에도 희망이 가득 담겨있다.

그리너리(Greenery)는 노란빛을 머금은 초록색이다. 식물의 잎사귀에서 볼 수 있는 밝고 싱그러움이 담겨있다. 팬톤에서도 그리너리를“움트는 봄날의 새싹을 연상시키는 신선하면서 강렬한 옐로그린색”이라 표현했다. 팬톤 색채연구소 소장 리트리스아이즈먼LeatriceEiseman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사회·정치적 혼란 속에 스트레스와 긴장감이 이어지는 생활을 하는 우리에게 그리너리는 희망, 그리고 자연과의 교감을 의미한다”며 “성공과 행복의 기준을 재정립해야 하는 시점에 편안하면서도 확신에 찬 색감을 지닌 그리너리는 자신감과 담대함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로리 프레스만Laurie Pressman 팬톤 부사장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테크놀로지와의 연결을 끊고 싶은 욕망이 점점 강렬해지는 현대인에게 이젠 쉼이 필요할 때라는 메시지를 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올해의 색을 담은 브랜드
브랜드는 ‘올해의 색’을 어떻게 담아낼까? 역시나 가장 발 빠른 분야는 색에 민감한 뷰티와 패션이다. 팬톤이 발표한 ‘올해의 색’에 따라 최근 몇 년간 화장품 시장의 ‘붉은 색’은 그야말로 대세였다. 2011년의 허니서클, 2012년 탠저린 탱고, 2014년 래디언트오키드, 2015년 마르살라 색의 영향으로 여성의 입술과 손톱에는 오렌지와 핑크를 머금은 코랄, 마른 장미, 벽돌색이 장악하고 있었다.

그럼 2017년은 어떠할까? LG생활건강의 색조화장품 브랜드 VDL은 그리너리(Greenary)를 주제로 한 ‘2017 VDL+팬톤 컬렉션’ 11종을 출시했다. 피부색을 보정하는 메이크업 베이스 ‘톤업 쿠션’과 그리너리를 포함한 12가지 컬러를 담은 아이섀도 팔레트 등이다. 구찌, 겐조, 발렌시아가, 마이클 코어스 등 글로벌 브랜드 역시 2017년 SS컬렉션에 그리너리에서 영감을 받은 옷을 선보였다.

구찌는 초록색 바지와 초록이 섞인 플로럴 프린트의 수트를 내놓았다. 패션쇼에서도 초록색 카펫으로 덮힌런웨이를 볼 수 있었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그리너리(Greenary)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18년형 AMG GT R’을 초록색 모델로도 내놓는다. ‘AMG 그린 헬 마그노’의 이름으로 출시될 제품은 강렬한 초록색이 눈을 사로잡는다. 봄과 어울리는 색상인그리너리(Greenary)의 활약은 2017년 새싹이 돋아날 때쯤 우리 생활에 더욱 가깝게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색을 입는 브랜드, 트렌드로 봐야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아주 오래 전부터 컬러는 브랜드의 정체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삼성의 블루, 스타벅스의 그린, 맥도날드의 레드와옐로우를 자연스레 떠올리듯 말이다. 이제 그 이상을 넘어서 컬러는 브랜드를 더욱 사랑 받게 만드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색을 통해 신용카드의 등급을 나눈 현대카드처럼 말이다. 컬러만으로 사용자에게 자부심을 심어주며 카드를 꺼내는 이에게 컬러 아이덴티티를 심어주었다. 예전엔 브랜드가 고객에게 ‘우리의 색상은 바로 이 색이야’라고 하며 일방적 정의를 외쳤다면, 이젠 색상을 통해서 고객과 대화를 시도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컬러일까? 컬러에는 사람의 마음이 반영된다. 상품의 색상을 보면 그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고, 사람 역시 좋아하는 색을 통해 그 사람의 기호를 파악할 수도 있다. 난색과 한색이란 용어가 있듯 컬러는 이성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성을 지니고 있다. 마케팅은 한 없이 이성적이며 고객에게 철저한 계산으로 다가간다. 그러나 사람의 움직이게 하는 것은 결국 감성이다. 마케팅이란 단어 앞에 ‘컬러’가 붙어 고객의 마음을 흔드는 ‘컬러마케팅’이시대의 흐름에도 고객에게 한 없이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이유이다. 기업이 전하는 백 마디의 말보다 영향력 있게 다가갈 수 있는 색상 하나. 올해는 싱그러움을 담은 ‘그리너리(Greenery)’로 보다 풍요로운 소통을 기대해본다. 기업에게도 고객에게도 그리너리한 2017년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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